숨 쉬기
2023년 5월 6일 토 오전 12:55
삶이 거꾸로 자랄 때 생각은 뿌리처럼 늘어진다. 불안은 두 다리로 서있지 않는 까닭에 생겼다. 수요일엔 아가미가 투명한 물고기가 편안하게 호흡하는 법을 알려주었다. 나는 어색한 숨을 들이쉬고 멈추고, 내쉬었다. 들숨에 섞인 낯선 입자가 코를 자극해 잠에 들지 못했다. 자극의 꽃은 불안이다. 나는 불안을 감각하고, 자극의 꿈을 꾼다.
낯선 감각에 몸은 반응한다. 그건 마치 익히 들은 음악을 들을 때처럼, 박자를 쫓고 싶은 것이다. 그러나 움직이는 법을 다지지 않고 박자를 따라가서는 호흡이 고갈된다. 나는 알고 있었지만 나를 가르치진 못했다.
중력과 대기가 변하지 않았어도 삶이 거꾸로 자라는 날엔 숨 쉬는 법부터 배워야 한다. 매끈한 생각에 잔뿌리가 맺히면 뿌리로 영양분을 흡수할 줄 알아야 한다. 돌아갈 곳도, 확신할 방향도 없을 때면 세상을 딛고 있는 신체가 단단해져야 한다. 낯선 자극이 익숙하지 않을 정도로만 익숙해질 때 신체는 옆으로, 위로, 아래로 무엇을 향해서든 성장한다. 그러니까 지금 이름을 모르는 이 삶을 나는 먹어야 한다, 숨을 쉬며.